손상된 시력도 회복 가능한 망막 재생 치료제 개발 KAIST 김진우 교수팀

시력을 잃게 만드는 퇴행성 망막질환은 손상된 신경세포를 다시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점에서 치료에 한계가 있습니다. 기존 치료제 가운데 일부는 질환의 진행을 늦추는 데 목적을 두지만, 이미 소실된 망막세포를 재생시켜 시각 기능을 회복시키는 접근은 아직 연구 단계에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KAIST 생명과학과 김진우 교수 연구팀이 망막의 재생 능력을 억제하는 PROX1 단백질의 이동을 차단해 손상된 생쥐 망막에서 신경 재생과 시각 기능 회복을 유도한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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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의 핵심은 망막 내부에 존재하는 뮬러글리아 세포의 잠재적인 재생 능력을 다시 활성화하는 데 있습니다. 연구진은 손상된 생쥐 망막에서 PROX1이 뮬러글리아 세포로 이동해 재생 과정을 억제한다는 기전을 확인하고, PROX1 중화항체를 이용해 이 이동을 차단했습니다. 해당 연구는 2025년 3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됐으며, KAIST 교원창업기업 셀리아즈는 이 기술을 퇴행성 망막질환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1. 망막질환 치료에서 재생이 중요한 이유

1) 손상된 망막은 자연적인 재생 능력이 제한적입니다.

망막은 빛을 받아 전기적 신호로 바꾸고 이를 뇌로 전달하는 신경조직입니다. 광수용세포를 비롯한 여러 신경세포가 손상되면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기능도 함께 떨어질 수 있으며, 포유류의 성체 망막은 손실된 신경세포를 충분히 재생하는 능력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어류에서는 망막 손상 이후 뮬러글리아 세포가 신경전구세포와 유사한 상태로 전환되고 새로운 망막 신경세포를 만들어내는 재생 과정이 활발하게 나타납니다. 반면 생쥐를 포함한 포유류에서는 손상 이후 뮬러글리아가 부분적으로 반응하더라도 충분한 신경세포 재생으로 이어지지 않는 차이가 있습니다.

2) 치료 목표가 질환 억제에서 재생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퇴행성 망막질환에서는 손상된 세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시각 기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질환의 진행을 늦추는 접근과 함께 이미 손상된 조직의 구조와 기능을 회복시키는 재생 치료가 중요한 연구 분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KAIST 연구팀의 연구는 새로운 세포를 외부에서 이식하는 방식보다 망막 내부에 존재하는 뮬러글리아의 잠재적인 재생 능력을 다시 활성화하는 전략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결과는 생쥐 모델을 이용한 전임상 연구라는 점을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2. 망막 재생의 열쇠로 확인된 뮬러글리아

1) 뮬러글리아는 망막 내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뮬러글리아는 망막을 구성하는 주요 교세포 가운데 하나로 신경세포 주변의 환경을 유지하고 망막의 구조적 안정성에 관여합니다. 어류에서는 망막이 손상되면 이 세포가 신경전구세포로 전환되어 여러 종류의 망막 신경세포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나타납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어류의 재생 능력과 포유류의 제한적인 재생 능력 사이에 존재하는 분자적 차이에 주목했습니다. 특히 손상된 생쥐 망막의 뮬러글리아에서 특정 단백질이 축적되는 현상을 분석하면서 PROX1이 재생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단서를 확보했습니다.

2) 포유류와 어류에서 PROX1의 분포가 달랐습니다.

연구에서는 망막이 손상된 생쥐의 뮬러글리아에 PROX1이 축적되는 반면, 재생이 활발한 제브라피시의 뮬러글리아에서는 이러한 축적이 나타나지 않는 현상이 관찰됐습니다. 연구진은 이를 바탕으로 PROX1이 포유류 망막의 재생 과정에서 중요한 억제 인자로 작용할 가능성을 조사했습니다.

특히 뮬러글리아에 존재하는 PROX1이 해당 세포 자체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주변 신경세포에서 유래해 세포 사이를 이동한 단백질이라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이 결과는 망막 재생을 억제하는 새로운 세포 간 단백질 이동 기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연구의 핵심적인 부분을 구성합니다.

3. PROX1 단백질이 망막 재생을 억제하는 방식

1) 신경세포에서 분비된 PROX1이 뮬러글리아로 이동합니다.

PROX1은 신경계 발달과 신경전구세포의 분화에 관여하는 단백질입니다. 정상적인 신경조직에서 PROX1은 여러 기능을 수행하지만, 손상된 포유류 망막에서는 뮬러글리아로 이동한 PROX1이 이 세포의 재생 관련 변화를 제한하는 것으로 연구에서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주변 신경세포에서 유래한 PROX1이 세포 외부를 거쳐 뮬러글리아로 이동하는 현상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따라 PROX1 자체를 뮬러글리아 내부에서 제거하는 것보다 뮬러글리아에 도달하기 전에 세포 외부에서 포획하는 방법이 재생 능력을 회복시키는 전략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2) PROX1 이동 차단이 뮬러글리아의 변화를 유도합니다.

연구진은 PROX1에 결합하는 항체를 이용해 세포 외부의 PROX1을 포획했습니다. 이 방식으로 PROX1이 뮬러글리아로 이동하는 것을 줄이자 손상된 생쥐 망막에서 뮬러글리아의 증식과 신경전구세포로의 전환과 관련된 변화가 증가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손상된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방식과 다른 접근입니다. 이미 존재하는 뮬러글리아의 재생 잠재력을 억제하는 신호를 차단해 망막 내부에서 새로운 신경세포가 만들어질 수 있는 환경을 회복시키는 전략에 해당합니다.

4. PROX1 중화항체를 이용한 망막 재생

1) 항체가 세포 외부의 PROX1을 포획합니다.

연구팀은 PROX1과 결합하는 중화항체를 활용해 세포 외부에서 이동하는 PROX1을 포획하는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연구 결과에서는 항체를 이용해 PROX1의 뮬러글리아 유입을 억제할 경우 손상 이후 뮬러글리아의 재생 관련 반응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과정은 망막 재생의 신호를 직접 만들어내는 방식보다 재생을 막고 있는 억제 요인을 제거하는 방식에 가깝습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접근을 통해 포유류 망막에서도 제한적으로 남아 있는 재생 잠재력을 활용할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2) 유전자 치료 방식으로 망막에 항체를 지속적으로 전달했습니다.

연구에서는 PROX1 중화항체를 직접 사용하는 방법과 함께 아데노부속바이러스인 AAV를 이용해 망막에서 항-PROX1 항체 조각이 발현되도록 하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AAV2-anti-PROX1을 생쥐의 눈에 투여하면 망막 세포에서 PROX1 중화 기능을 가진 항체 조각이 만들어져 세포 외부 PROX1의 이동을 차단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은 약물을 한 번 투여한 뒤 일정 기간 동안 치료 단백질이 만들어지도록 하는 유전자 전달 전략에 해당합니다. 다만 AAV를 이용한 유전자 치료는 전달 효율과 발현 지속성, 면역반응, 안전성 등을 별도로 평가해야 하므로 생쥐에서 확인된 결과를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닙니다.

5. 망막색소변성증 생쥐에서 시각 기능 회복이 관찰됐습니다.

1) 광수용세포층의 회복과 새로운 세포 생성이 확인됐습니다.

연구진은 망막색소변성증을 모사하는 Rp1 생쥐 모델에 AAV2-anti-PROX1을 투여했습니다. 그 결과 대조군과 비교해 망막 바깥핵층의 두께가 증가했으며, 새롭게 생성된 세포 가운데 일부가 막대 광수용세포의 표지자인 로돕신을 발현하는 것으로 관찰됐습니다.

이는 PROX1 이동을 차단했을 때 뮬러글리아에서 시작된 재생 과정이 실제 망막세포의 생성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단순히 세포 수의 변화만 관찰된 것이 아니라 광수용세포 재생과 관련된 결과가 함께 나타났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2) 생쥐의 시력 측정에서도 기능적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연구에서는 시력 손실이 진행되는 망막색소변성증 생쥐에 AAV2-anti-PROX1을 투여한 뒤 시각 예민도를 측정했습니다. 치료군에서는 시각 기능이 유지되거나 회복되는 변화가 관찰됐으며, 연구진은 이를 망막 구조 회복과 연결되는 기능적 결과로 제시했습니다.

다만 논문에서 확인된 치료 효과의 지속 기간에는 한계도 있었습니다. 6개월령 생쥐에 투여했을 때 시각 기능의 회복이 나타났지만 6개월 이후까지 동일한 효과가 지속되지는 않았으며, 연구진은 AAV에 사용된 프로모터의 발현 지속성 한계를 하나의 원인으로 제시했습니다.

6. 이번 연구가 제시한 새로운 망막 재생 전략

1) 손상된 세포를 보호하는 방식과 재생을 유도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퇴행성 망막질환 치료에서 세포 사멸을 늦추거나 질환 진행을 억제하는 접근과 손실된 세포를 다시 만들어내는 접근은 치료 목표가 다릅니다. 이번 연구는 이미 존재하는 뮬러글리아의 재생 잠재력을 되살려 망막 신경세포 생성을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특히 PROX1을 직접 억제하는 대신 세포 사이의 PROX1 이동을 차단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연구진은 PROX1이 뮬러글리아에 일정 수준 이상 축적되는 것이 재생 억제에 중요하다고 보고 있으며, 이를 낮추는 방식으로 뮬러글리아의 재생 관련 반응을 회복시켰습니다.

2) PROX1 차단만으로 모든 재생 과정이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논문에서는 PROX1 차단 이후에도 생쥐의 재생세포 수가 제브라피시보다 적었다는 결과가 제시됐습니다. 이는 PROX1이 중요한 억제 요인이지만 망막 재생에 관여하는 모든 요소를 하나의 표적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연구진은 향후 Notch 신호 조절이나 YAP·TAZ 활성 유지 등 추가적인 재생 신호가 필요할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완성된 인간용 망막 재생 치료제를 제시한 것이 아니라, 포유류 망막의 재생 능력을 회복시키기 위한 핵심 기전과 치료 전략을 제시한 단계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7. 셀리아즈의 망막질환 치료제 개발

1) CLZ001과 CLZ002로 개발 범위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KAIST 교원창업기업인 셀리아즈는 PROX1 중화항체 기술을 기반으로 퇴행성 망막질환 치료제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공개한 개발 파이프라인에는 습성 황반변성을 대상으로 하는 CLZ001, 망막색소변성증을 대상으로 하는 CLZ002, 건성 황반변성을 대상으로 하는 CLZ003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셀리아즈가 공개한 개발 현황에서는 CLZ001이 선도물질 최적화 단계에 있으며, CLZ002는 전임상 단계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특히 CLZ002의 경우 대동물 효능시험과 GLP 독성시험 등을 거쳐 임상시험계획 승인 신청 단계로 진행하는 개발 계획이 공개되어 있습니다.

2) 2028년 임상시험 목표는 개발 일정입니다.

KAIST는 연구 발표 당시 셀리아즈가 망막 재생 유도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2028년 임상시험 돌입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당시 제시된 개발 목표이며, 실제 임상시험 개시 여부는 전임상 효능과 안전성 평가, 제조 및 품질관리, 규제기관의 검토 등 여러 절차에 따라 결정됩니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 이 기술을 사람에게 투여할 수 있는 승인된 망막 재생 치료제로 표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연구에서 확인된 핵심 성과는 생쥐 망막에서 PROX1 이동을 차단해 신경 재생과 시각 기능의 회복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 있습니다.

8. 사람에게 적용되기까지 남은 과제

1) 생쥐 연구 결과가 사람의 시력 회복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이번 연구의 주요 실험은 생쥐를 대상으로 수행됐습니다. 생쥐에서 뮬러글리아의 재생 반응과 광수용세포 생성, 시각 기능 변화가 확인됐더라도 인간의 망막에서 같은 수준의 재생이 일어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인간의 망막은 생쥐와 구조와 질환 특성, 면역환경, 세포 반응 등에 차이가 있습니다. 실제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동물에서의 효능과 안전성 평가와 함께 적절한 투여 방법, 유전자 전달의 지속성, 면역반응, 비표적 영향 등을 검토해야 합니다.

2) 임상시험을 통해 실제 치료 효과를 검증해야 합니다.

논문에서 제시된 결과는 망막 재생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사람의 퇴행성 망막질환 환자에게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는지는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시력은 단순히 광수용세포가 생성되는 것만으로 완전히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생성된 신경세포가 기존 망막 회로와 적절하게 연결되고 기능해야 합니다.

또한 장기간에 걸쳐 재생된 세포의 안정성, 치료 효과의 지속성, 종양성 변화 여부, 면역학적 안전성 등도 중요한 검토 대상입니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손상된 망막을 다시 재생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전임상 연구이며, 실제 환자 치료로 이어지는 과정에는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합니다.

망막 재생 치료제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손상된 세포를 단순히 보호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망막 내부의 재생 잠재력을 다시 활성화하는 접근이 제시됐다는 점입니다. KAIST 김진우 교수 연구팀은 PROX1이 신경세포에서 뮬러글리아로 이동해 재생을 억제한다는 기전을 확인하고, PROX1 중화항체를 이용해 이 이동을 차단함으로써 생쥐 망막에서 새로운 신경세포 생성과 시각 기능 회복을 유도했습니다. 

다만 현재 확인된 근거는 생쥐를 이용한 전임상 연구이며, 셀리아즈 역시 임상시험을 목표로 전임상 개발을 진행하는 단계입니다. 향후 대동물 연구와 안전성 평가, 임상시험을 통해 이 기술이 실제 퇴행성 망막질환 환자의 손상된 시각 기능을 회복시키는 치료제로 발전할 수 있는지가 검증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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